작금 의료계에 곪아 있는 문제는 사실 적은 국민 의료비 부담으로 인한, 즉 부족한 재화의 투입을 어떤 방법으로 의료 주체들이 나누어 가질까, 에 대한 것이다. 여태까지는 의사 혹은 병원에 낮은 보험 수가 대신 부족한 의사수를 이용해 많은 환자를 보도록 허용하게 해주었지만 이제는 그것이 불가능하며 이는 치명적 결과를 안길 것이다. 여러가지 기술적 해결을 제외한,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오직 하나. 국민 의료비 지출을 증가시키는 것 뿐이다. 그렇지 못하면 그 만큼의 단계적, 공공 보건 정책의 포기가 필요한데 당연지정제 폐지도 그 중 일부의 '포기 전략'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의료비 지출 증가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어쩔 수 없는 각종 보건 정책들의 포기가 잇따를 수 밖에 없다.
한국의 GDP대비 의료비 지출은 OECD국가들 중 최저인 5.9%인 반면, 스위스는 10.9%, 독일은 10.8%이다. 하지만, 한국의 기대 수명은 OECD 평균을 약간 상회한다. 이제 이 '바람직한 불균형'의 근간이 무너지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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